부산 영도구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0살 황예서 양이 대형 화물에 치여 숨지게 된 사건으로 인해, 예서 아버지 황씨가 법정에서 마음을 졸이고 나섰습니다. 딸을 잃은 아픔에 매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황씨는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다며 힘겹게 법정에 서있었습니다.
어제(17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재판에서 검찰은 어망제조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면서 예서 양의 유족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이에 황씨는 직접 증인으로 나서고, 사고 경위에 대해 묻는 검찰의 질문에 참아내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예서 양 아버지는 구청 CCTV 화면을 통해 딸이 사고 당시 어떤 상황에서 숨지게 되었는지를 상세히 보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고 영상을 15번이나 봐야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사고 장면이 여전히 눈에 박혀서 잠들 때마다 꿈에 나오고, 의지와 상관없이 생각이 가끔 스쳐지나온다고 합니다. 사고 이후에는 가슴이 조이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며, 자다가도 땀으로 몸이 젖는 증세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법정에서 유족들의 상태를 물어보는 검찰의 질문에 예서 아버지는 말을 잇지 못할만큼 감정이 절로 나왔습니다. 법정 내 방청석에 앉아있던 다른 유족들도 눈물을 보이며 슬퍼했습니다. 황씨는 “이번 사고로 우리 가족은 마치 사형 선고를 받은 것 같고, 무기징역의 삶을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라며 가슴 아픈 상처를 이야기했습니다. 딸과 함께 지내던 예서 양의 언니도 동생이 갑자기 사라져 혼란스러움을 호소했습니다.
피고인에 대한 심정을 묻자 황씨는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로 말을 시작했습니다. 화물이 굴러가는데도 걸어서 따라가서 뒤짐 지고 돌아오는 피고인의 모습을 CCTV 화면을 통해 확인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다쳐 바닥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도 그냥 돌아오는 것이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느냐며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표현했습니다.
황씨는 만약 예서가 살아있다면 오늘, 제헌절에 학교에서 배워와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서와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을 상상하는 것이 힘들다고 합니다. 이런 작은 행복을 떠올리면서도 예서를 살려달라며 무기징역이라도 감수하겠다고 말하며 끝내 울었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황씨는 부산시 행정에 대해 비판을 했습니다. 사고 이후 부산시는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했지만 민원을 우려하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황씨는 “예서와 같은 아이가 또 다시 희생되지 않도록 부산시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슬픈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의 상처와 아픔을 공감하며 많은 이들이 예서를 기억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무고한 아이들의 안전은 모든 사회 구성원의 공동 목표이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